
무인매장을 열고 처음 몇 달은 사실 '무인’이 아니라 ‘내가 계속 뛰어다니는’ 매장이었어요. 문제가 생기면 전화가 오고, 전화가 오면 뛰어가고, 뛰어가서 해결하고 돌아오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식이었죠. 그러다 어느 순간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어서, 제가 직접 필요한 몇 가지 작은 장치들을 하나씩 만들어왔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고마운 헤이홈
인수한 카페의 냉난방기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창고안에 스탠드형이 서있었고, 바람이 나오는 부분만 매장 홀쪽으로 구멍이 뚤려있었죠.
자, 이 상태가 무슨 문제가 있는지 혹시 짐작이 가시나요?
직접 해보지 않으면 쉽게 예상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온도설정을 해도 그 온도에 맞게 냉난방기가 동작하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그 이유는 온도를 측정하는 부분이 냉난방기 본체에 있는데, 본체는 벽으로 쌓여진 창고 안에 있고, 냉기와 온기가 나오는 공간은 그 벽 밖의 공간이라서, 겨울에는 매장이 너무 더워져도 잘 꺼지지 않았고, 여름에는 매장이 아무리 추워져도 역시 꺼지지 않는게 문제였습니다.
결국 헤이홈의 온도계와, 에어콘용 리모콘을 설치해서, 해결했습니다. 매장 내부에 온도계를 두고, 그 온도계의 온도를 기준으로 냉난방기를 켜고, 온도조절을 자동으로 하도록 시스템을 갖춰놓고서야 겨우 해결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 뿐만은 아니었고, 가끔 기기오류가 생기면 커피머신을 재시작하면 해결되는 이슈들이 있었는데, 동구전자 티타임 a1은 이 조차도 원격으로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결국 이것도 헤이홈의 콘센트에 커피머신을 꽂는 방식으로 해결했습니다.
휴~

매출 정보 사이트
동구전자 커피머신을 사용하면, UBCN 이라는 카드단말기 회사의 매출 사이트를 이용하게 됩니다.
월 이용료는 10만원.
이제와서 얘기하지만, 저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한지 상당히 오래되었습니다.
그런 입장에서 보면 참 안타까운 사이트입니다.
메일빈은 월 5만원으로 원격관리까지 다 되는 관리자 웹을 제공합니다. 그래프와 포인트 관리까지 가능하고, 최근에는 전용 앱까지 출시했더군요.
그런 반면 동구전자는 소프트웨어부분이 상대적으로 약해서인지, UBCN 의 시스템을 그대로 이용하는데, 사실상 UBCN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카드단말기로 발생한 매출통계를 제공할 뿐, 무인카페에서 필요한 추가 정보를 제공하거나, 사용자의 UX를 친절하게 고민해서 제공할 필요는 없는것이 맞습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 했죠.
그래서 답답한 제가 제 매장 전용 페이지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저는 제일 궁금한게, 오늘 현재까지의 매출이 얼마인가, 어떤 음료가 제일 많이 나갔는가, 어떤 음료가 제일 안나가는가, 냉음료컵과 온음료컵은 몇 개정도나 남아있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만든 사이트에서는 이런 정보가 모두 나옵니다.
이럴때면 나는 그래도 다행이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제가 필요한건 쉽게 만들어 사용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