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냉동식품 코너, 별생각 없이 늘렸는데
처음엔 냉동만두 몇 종류만 들여놨어요. 손님들이 야식으로 사 가시길래 종류를 조금씩 늘렸고, 어느 순간 냉동핫도그, 냉동 마카롱까지 진열대가 꽤 채워졌더라고요.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이었어요. 만두는 집에 가서 쪄 먹거나 에어프라이어에 돌리면 되지만, 핫도그는 그 자리에서 바로 먹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특히 퇴근길에 들르시는 분들은 "이거 지금 데워 먹을 수 있어요?"라고 물어보시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무인매장이라 직원이 상주하지 않다 보니 처음엔 그냥 "죄송합니다, 집에 가서 데워 드셔야 해요"라고 안내할 수밖에 없었어요. 근데 그게 반복되니까 아쉬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손님 입장에서는 편의점처럼 바로 먹을 수 있길 기대하시는 것 같았거든요.
전자렌지를 들이기로 한 이유
결국 매장 한쪽에 전자렌지를 두기로 했습니다. 사실 고민을 좀 했어요. 무인매장인데 조리 시설처럼 보이는 걸 두면 관리가 번거로워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죠. 청소는 누가 하나, 고장 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것들이요.
그런데 막상 들여놓고 보니 걱정보다 얻는 게 많았어요.
- 핫도그나 냉동 간식류의 회전이 눈에 띄게 빨라졌어요. 그 자리에서 먹을 수 있다는 게 확실히 구매 허들을 낮추더라고요.
- 마카롱도 냉동 상태 그대로 먹는 분도 있지만, 살짝 해동해서 촉촉하게 드시고 싶어 하는 분들이 있어서 전자렌지 옆에 ‘10초만 데우면 부드러워요’ 같은 작은 안내문을 붙여뒀어요.
- 사용법을 몰라서 우왕좌왕하시는 분들이 있을까 봐, 제품별로 대략적인 시간을 적어둔 메모를 옆에 붙여놨습니다. 이게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어요.
무인매장에서 전자렌지 운영할 때 신경 쓴 것들
막상 설치하고 나니 생각보다 관리할 게 많더라고요. 몇 가지 정리해봤습니다.
청결 관리는 역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었어요. CCTV로 가끔 확인하면서, 눈에 띄게 지저분해지면 방문 시간에 바로 닦았습니다. 안쪽에 키친타올이나 물티슈를 비치해두니 손님들이 스스로 닦아주시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사람들도 다음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으신 것 같아요.
안전 문제도 고려했어요. 포장 용기가 전자렌지 사용 가능한지 표시가 안 된 제품들이 있어서, 그런 제품은 아예 진열에서 빼거나 별도로 표시해뒀습니다. 알루미늄 포장된 핫도그를 그대로 넣었다가 불꽃 튀는 사고가 날 뻔한 적이 있어서 그 뒤로는 꼼꼼히 확인하는 편이에요.
전력 문제도 은근히 신경 쓰였어요. 기존 냉동고, 조명, 결제 단말기 등에 전자렌지까지 더해지니 콘센트가 부족해서 멀티탭을 새로 정리했습니다. 무인매장은 사람이 상주하지 않는 만큼 전기 쪽 안전은 미리미리 점검해두는 게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결국 전자렌지 하나 들인 게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손님 입장에서는 '여기서 바로 먹을 수 있다’는 경험을 만들어준 셈이 됐어요. 무인매장이라고 해서 편의성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